본문 바로가기

이것 저것

소. 나. 기.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보면 울 어릴 적에도 나왔던
'소나기'란 아름다운 단편 소설이 등장했었다.(지금은 출판사가 제각각이라 안 실려 있기도 하지만) 

언젠가 이것이 순수소설이 아닌 호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증거를 대면 이러하다.

 

원문

( 소년과 소녀가 첨 개울가에서 만나 소녀가 소년에게 돌뎅이를  던지고 난 며칠 후의 일임)
:그러한 어떤 날, 소년은 전에 소녀가 앉아 물장난을 하던 징검다리 한가운데에 앉아 보았다.
물 속에 손을 잠갔다. 세수를 하였다. 물 속을 들여다보았다.
검게 탄 얼굴이 그대로 비치었다. 싫었다.
소년은 두 손으로 물 속의 얼굴을 움키었다. 몇 번이고 움키었다.
그러다가깜짝 놀라 일어나고 말았다.소녀가 이리로 건너오고 있지 않느냐
'숨어서 내가 하는 일을 엿보고 있었구나'/소년은 달리기 시작했다.
디딤돌을 헛디뎠다. 한 발이 물 속에 빠졌다. 더 달렸다.
몸을 가릴데가 있어 줬으면 좋겠다.이쪽 길에는 갈밭도 없다.메밀밭이다.
전에 없이 메밀꽃 내가 짜릿하게 코를 찌른다고 생각됐다. 미간이 아찔했다.
찝찔한 액체가 입술에 흘러들었다. 코피였다.소년은 한 손으로 코피를 훔쳐 내면서 그냥 달렸다.
어디선가 '바보,바보' 하는 소리가 자꾸만 뒤따라오는 것 같았다.

호러 버전 -------------------------------------------------------------
-소년은 알 수 없는 소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소녀가 있던 현장인 개울가로 나가본다.

그러나 어쩐지 으스스한 기운만 감돌고,
어떤 불길한 전조처럼 물속에 자신의 얼굴이 검게 비친다.
두려움을 느낀 소년은 불길한 느낌을 지우려는 듯 물을 마구 내저으나 그 검은 그림자는 끝내 사라지지 않고, 등뒤에서 한기를 느낀 소년이 고개를 들었을 때 마주친 건,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소녀의 눈이었다.
그리고 곧이어 그 소녀가 소리없이 다가오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소년은 달리기 시작하나,
우리가 늘상 공포 영화에서 보아왔던 것처럼
다리는 움직이지 않아 쉽사리 달아나지 못하고 길은 좀체로 나아가지 못한다.
더구나 알 수 없는 힘이 자신의 한 발을 물 속으로 잡아 끌어
한 발을 헛딛는다.
이것이 어쩐 일인지 결국엔 피까지 보게 된다.공포의 극치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압권은, 도망치는 소년의 귀에,
자신이 가장 공포스러워하는 단어인,'바아 보오오오오...,바아 보오오오....'
하는 환청이 끝도 없이 들려온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소녀가 죽으며 유언하기를,자기가 죽으면,
추억을 같이 나눴던 소년을 자기와 같이 묻어달라고 했었지.. 암튼.소나기는 호러물 맞아.

----------------------------------------------------------------------
내 정신연령은 이정도다. 다 덤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