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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made by SORA

당신은 소중한 사람

 

 

 

간만에 컴퓨터를 정리하다 보니

 

예전 생각이 물밀듯 밀려 들어오게 만드는 희귀 자료를 발견했다.

 

이게 왜 희귀템이냐면

 

미디란걸 알고 시작하게 되면서 두 번째인가 세 번째로 만든 곡인데

 

내 목소리로 노래를 녹음한 유일무이한 곡이기 때문이다.

 

 

 

거의 십년이나 된 얘기지만

한 때는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사람이

자기 생일에 노래를 만들어 주길 원했었다.

그것도 내가 직접 부른 곡으로...

그래서 작사하고 작곡하고 편곡하고 연주하고 녹음하고....

그렇게 노래를 만들었었다.

 

당연히 지금 들어보면 편곡도 지난 시절의 촌스런 느낌의 편곡이고

다시 만들라고 하면 이렇게 안 만들겠지만

그래도 그 당시에는 정성들여 했던 작업이었다.

사실, 미디란걸 잘 몰라서 오디오 트랙으로 녹음해야 했기 때문에

-말하자면 실연으로 해야 했기 때문에  틀리면 몇 번이고 다시 처음부터 녹음을 해야 했었다.

- 들어보면 기계적인 퀀타이즈의 느낌이 아니라서 인간적이라고 포장을 좀 해야겠다.  

기타는 동생을 시켰는데 그 당시에 선율 라인을 대충 잡아놓고 그렇게 해달라고 했었는데

돌이켜보면 좋은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반주를 만들어 놓고, 노래 녹음하기까지 몇 달이 걸렸었다.

녹음은 해야겠는데 내 목소리를 녹음한다는 게 정말 부끄러워서,

하기 싫은 숙제 미루어 놓듯 그냥 두다가

결국은 정작 생일이 몇 달 지난 다음에 씨디로 담아 선물했던 것 같다.

내 목소리로 녹음을 한 것을 들으면서 정말 손발이 오징어 구이가 될 뻔 했었다.

조잡하고 부끄러운 곡이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의미가 있던 곡이라....

 

그 사람은 이걸 잘 간직하고 있을지, 구석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을지 모르지만

아련한 옛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곡이라 올려 본다.

물론, 내 목소리는 뺀 엠알 버전만...